소매 걷어올린 이 대통령 “소맥은 제가 탑니다”…건배사는?
신형철 기자2025. 7. 11. 20:31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고깃집에서 대통령실 직원들과 ‘금요일 회식’에 나섰다. 오는 21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해 저부터 외식을 많이 해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메뉴는 오겹살, 이 대통령은 흰 앞치마를 입고 직원들에게 직접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말아주며 “금요일 저녁 행복하게!”라고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30분께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차를 타고 도착했다. 몇 시간 전, 이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외식’ 장소와 시간이 공개된 터라, 식당 앞에는 이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이 대통령을 반겼다. 이 대통령은 “이 근방에서 고깃집을 한다”는 한 시민의 말에 “식당 이름이 뭐라고요? 그리로 갈까요?”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나온 시민에게는 직접 사진을 찍어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퇴근했냐”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한 시민이 “퇴근하고 (이곳에) 대통령님이 오신다고 해서 친구를 데리고 같이 왔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흥남부두(이 대통령이 찾은 식당)를 간다고 왜 광고를 해서”라며 웃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밥 먹읍시다” 라고 외치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회식 메뉴로 오겹살과 소주, 맥주 등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양복 상의를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 음식이 튀지 않도록 흰 앞치마도 착용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소주병을 따고 ‘소주1 맥주3’ 비율로 소맥을 만들어 동석한 직원들에게 돌린 뒤, “금요일 저녁 행복하게!”라고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직원들은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갔던 파견 공무원, 청와대 복귀 업무 담당자, 경주 현지에 파견된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준비 요원, 채용 업무 담당자 등이다.
이 대통령은 이들에게 “바쁜 업무에도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수위도, 인수인계할 직원도 없이 폐허 같았던 대통령실에서 헌신해 온 여러분과 편하게 밥 한 끼 먹고 싶었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공직자의 1시간은 5200만 국민의 1시간이라는 사명감으로 함께 일하자”고 당부했다.
회식 시간은 1시간 10분. 이 대통령은 식사가 끝난 뒤 “오늘 저는 퇴근했다”고 ‘선언’했다. “내가 퇴근해야 직원들도 퇴근하니, 지금부터 난 퇴근”이라고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말에 직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식당 사장과 종업원, 손님들과 자연스레 합석하며 서민,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밥상 물가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웃으며 일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등의 시민들의 요구에 이 대통령은 “소비 촉진과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서민경제를 살리는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내수 회복을 이어갈 후속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할 테니 여러분도 골목경제를 살리는 외식 한 끼에 동참해달라”고 전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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