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King Charles III) 국왕이 오는 5월 27일 캐나다를 방문해 오타와 연방 의회에서 ‘왕좌 연설’을 직접 낭독한다.
군주가 캐나다 의회에서 직접 이 연설을 낭독하는 것은 197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48년 만이며, 역사상 세 번째다.
왕좌 연설은 새 회기의 시작을 알리는 헌정 절차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입법 계획을 소개하는 자리다. 평소에는 총독이 국왕을 대신해 낭독하지만, 이번에는 군주 본인이 직접 연단에 선다. 이번 행사에는 카밀라 왕비도 동행한다.
찰스 3세의 이번 방문은 개인적으로 20번째 캐나다 방문이며, 연설은 오타와 의회 본회의장에서 생중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캐나다 군주제의 상징성과 함께 국민 통합 메시지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에서 군주가 직접 왕좌 연설을 한 것은 두 차례뿐이다. 첫 사례는 1957년 10월 14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 후 처음 캐나다를 방문해 연설을 진행했다. 당시 존 디펜베이커 총리의 요청으로 생중계가 이뤄졌으며, 하원에 처음으로 카메라가 들어간 기록적인 순간이었다. 전력 과부하로 연설 직전 5분간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1977년 10월 18일이었다. 재위 25주년을 기념하는 ‘실버주빌리’ 순방 중,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시 퀘벡 분리주의가 불거지던 시기 캐나다의 통합을 강조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로 연설했다. 당시 총리는 피에르 트뤼도였다.
올해 찰스 3세의 연설은 국정 비전 제시 외에도 캐나다 군주제가 가지는 의미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